체육인가? 스포츠인가? 운동인가? (1편)

체육인가? 스포츠인가? 운동인가?


2014년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체육과 스포츠개념'이라는 주제로 한국체육사학회 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곳에 주된 발표의 주제는 체육사에서 본 체육과 스포츠개념, 체육철학에서 본 체육과 스포츠개념 등으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논의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체육사학에서 본 스포츠의 개념이다.
스포츠는 문헌상 일제강점기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의미는 운동경기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체육의 수단이었으며, 광복 후에는 경쟁적인 신체활동으로서 체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와같이 스포츠는 체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경쟁적인 신체활동을 총칭하는 의미였다.

신체활동과 인간움직임과 관련하여 체육, 스포츠의 개념을 정립하는 것 이외에 마땅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념을 정립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며 시간만을 잡아먹는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말하는 학자가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체육과 스포츠의 개념을 정립하려고 시도하였다. 그 주된 이유는 학문적, 사회적 위상과 기여 그리고 학문적 소통과 생산적 논의를 위함이었다. 많은 시도는 있었지만 명확하게 구별 짓고 개념화하여 보편적 이해를 가져온 성과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개념을 가지고 논쟁하고 있는 것이다.

개념은 어떤 대상을 규명하는 정의와 관련성이 깊다. 정의는 내포와 외연으로 나누어진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스포츠의 내적 특징은 신체적 기술, 경쟁, 즐거운, 규칙이라는 특징이 있다. 외연은 두뇌스포츠, 생활스포츠, 대중스포츠, 어린이스포츠, 여성 스포츠, 장애인 스포츠, 노인스포츠 등등 많은 스포종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석과정을 통해서 공통적인 요소를 정리할 수 있다면 스포츠개념을 정립할 수 있다.

개념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관념이며 하나의 범주에 속하는 모든 개체에 공통되는 특징을 묶어주는 관념이다. "수다한 스포츠는 차와 동류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스포츠로 묶일 수 있다. 그 유적 속성은 신체적 활동, 기술의 적용, 규칙의 적용, 경쟁의 전개 등이다". 모 교수에 의하면, 스포츠의 개념은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라는 문제로 귀결되고 스포츠의 정의는 결국 스포츠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이 된다.

첫째, 기술적 의미 분석으로서의 스포츠개념으로 통시적/역사학적 접근과 공시적/사회학적 접근을 한다. 통시적/ 역사학적 접근은 스포츠의 본질 직관을 보증할 수는 없지만, 특정 시대의 그리고 여러 시대 간의 공통 또는 다수의 관념을 경험적으로 종합할 수 있는 유효한 길이 된다고 주장한다. 공시적/사회학적 접근은 실재론적 정의와 유명론적 정의에 대하여 설명한다.

둘째, 목적적 의미규정으로서의 스포츠 개념에 대하여 우리는 흔들리는 일상 언어, 세계 속에 있는 스포츠에 관한 완전한 정의를 구하는 길과 완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의 목적, 의도에 부합하는 스포츠 정의를 제정하는 길 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한 예로 설명해보자. 바둑이 스포츠인지 혹은 아닌지에 대한 논의에서 우리가 객관적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활동, 경쟁, 즐거움, 규칙 등을 규정하고 이 잣대에 벗어나는 것을 스포츠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외재적 조건 이외에도 내재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적 기술(탁월성), 건강증진, 도덕성의 추구, 대근활동을 가지고 바둑이 스포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이전에 놀이, 게임, 스포츠를 구분하는 잣대로 규칙을 사용한 적이 있다. 임의적인 규칙을 사용하는 놀이, 관례화된 규칙을 사용하는 게임 그리고 제도화된 규칙을 사용하는 것을 스포츠라고 명명하였다. 문제는 스포츠의 성립조건을 규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바둑은 대한체육회의 준 가맹단체가 되었고 전국체육대회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선정되었다. 바둑이 스포츠가 될 수 있는 것은 '기분 좋은 신체활동'이라는 것과 '제도화된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즐긴다는 것이다. 바둑이 스포츠가 될 수 있는 잣대를 재정립하면 "제도화된 규칙을 사용하여 경쟁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기분 좋은 신체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닫힌 개념이 아니라 시대변화에 따라서 변화가 가능한 열린 개념이다. "개념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탄력적이며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념은 심화되는 인식에 상응하여, 변화하는 실재를 보다 적합하게 반영할 수 있다.

스포츠 개념은 폐쇄적인 닫힌 개념이 아니라 열린 개념으로 인식이 필요함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스포츠를 명제적 정의에 의하여 국한하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수용의 기회를 남겨두어야 한다. 김 교수는 일관되게 스포츠의 명제적 정의만을 주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학자의 소임은 명제적 정의를 규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스포츠란 무엇인가를 진짜 알려고 한다면 체험이라는 부분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스포츠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체험과 이해라는 두 가지 틀을 가지고 규정해 왔다. 체험은 주관적 정의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스포츠를 직접 체험해봐야 알 수 있다. 반면에 이해는 객관적 정의로서 명제적 정의에 해당한다.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보다는 우리에게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의 확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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